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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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패러다임을 바꾸자] 공동육아 등 협력하는 공동체 추구

기사입력 2018-01-22 06:00:00
기사수정 2018-01-24 14: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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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협동조합 은혜공동체’ 성공비결 / 다목적홀·식당 등 유기적으로 연결… 실제 건축면적보다 더 넓게 느껴져
지난 18일 오후 9시쯤 서울시 도봉구 ‘주택협동조합 은혜공동체’(은혜공동체)의 지하 다목적홀. 하우징쿱주택협동조합(하우징쿱)이 ‘함께 살아 풍요로운 주택 공간설계 이야기’를 주제로 마련한 포럼의 참석자들은 은혜공동체 박민수 이사장(목사)과 이 주택을 설계한 강원대 김현준(건축학)·한국예술종합학교 김태영 교수(〃) 부부를 상대로 궁금한 내용을 열심히 묻고 토론했다.

도봉산 기슭 안골에 자리한 은혜공동체는 하우징쿱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의 연면적 992㎡(300평) 건물로 14가족(47명)이 총사업비 45억원(서울시 사회투자기금 10억원)을 들여 지난해 6월 완공했다. 동대문구에서 목회를 하던 박 이사장이 교인들과 10년 넘게 공동체성을 다진 뒤 5개 그룹의 ‘연합가족’ 실험을 거쳐 세운 것이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시 도봉구 ‘주택협동조합 은혜공동체’에서 열린 포럼의 참석자와 강연자들이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박 이사장은 “종교 색깔은 다 뺀 채 공동육아 등 서로 의지하며 협력해 생활하는 공동체를 추구했다”며 “그래서 개인공간을 최소화한 대신 공유공간을 넉넉하고 화려하게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거주자 특성에 따라 층별로 4개 ‘부족’으로 나눠 생활하는 공간은 물론 다목적홀과 공동 식당, 카페, 어린이 놀이방, 책방, 악기 연주실, 손님방, 미니 체육관, 옥상의 영국식 정원과 산책로 등 전체 공유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됐다. 마치 공간이 인간관계를 이어주듯이.

김 교수 부부는 “‘공용’이 아니라 ‘공유’가 중요하다고 봐서 설계 단계에서부터 부족들과 상의해 공유공간을 각별히 신경썼다”고 말했다. 이 덕택에 300평이 아니라 사실상 400평짜리 건물 같다.

박 이사장은 “조합원별로 월 소득의 10%를 거둬 관리·운영비로 쓰고 공동 프로젝트를 위해 적립한다”며 “(주거공동체는) 모든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생활수칙을 준수하는 게 기본이다. 지역사회와도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이강은·최형창·김라윤 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