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북한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다.
타스 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은 국가안보회의 공보실을 인용해 쇼이구 서기와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면담했다고 전했다. 쇼이구 서기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별 지시를 받고 평양을 찾았다. 특별 지시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양측의 만남은 약 2주 만이다. 쇼이구 서기는 지난 4일에도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나 우크라이나 및 한반도 정세, 북한군이 파병된 지역인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재건 문제, 쿠르스크 파병 북한군 기념 문제 등을 논의했다.
러시아 방송에 공개된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건물 입구에 직접 마중 나왔고 쇼이구 서기가 차에서 내리자 세 차례 포옹한 뒤 악수했다.
김 위원장이 "한 주일만, 아니 두 주일 만이다"라고 인사하자 쇼이구 서기는 "(푸틴) 대통령의 지시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자주 온다"고 답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그만큼 우리 협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증거로 생각한다"고 했고, 쇼이구 서기는 "맞습니다"라며 동의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장까지 쇼이구 서기와 함께 걸으면서 "벌써 여러 번 방문했는데 집처럼 편하게 느끼지 않는가"라고 물었고 쇼이구 서기는 따뜻한 환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쇼이구 서기는 지난 3월 21일에도 평양을 방문, 김 위원장에게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최근 석 달간 3차례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난 셈이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는 이번 만남이 지난 4일에서 도출된 합의사항 이행의 일환이며 이 합의사항은 지난해 체결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의 틀 내에서 실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이날 만남에서도 양측은 북한의 쿠르스크 파병에 따른 후속 조치가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관련 상황과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한반도 정세 전망,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요동치는 국제 정세에 대한 견해를 나눴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방북 1주년을 앞두고 쇼이구 서기가 평양을 찾은 만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답방 문제도 의제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9일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회담한 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다. 이 조약은 지난해 10월 비준을 거쳐 12월 4일 공식 발효됐다.
이 조약에 따라 전방위적으로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는 북·러는 북한의 쿠르스크 파병도 이 조약에 근거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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