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에 전영현 부회장, 세트(완성품)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 노태문 사장을 내세우는 ‘대표이사 투톱’ 체제를 완성했다. 양 수장은 각각 메모리사업부장,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을 겸직하며 부문별 핵심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체제를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21일 사장 승진 1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4명 규모의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당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본격적인 ‘뉴삼성’ 체제를 위해 대규모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사는 소폭에 그쳤다.
노태문 사장은 새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8개월간의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끝내고 정식 DX부문장을 맡고 기존 MX사업부장직도 이어가게 됐다. 전영현 부회장은 기존대로 DS부문장과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한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겸직 체제에 대해 “주요 사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와 시장 선도를 위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래 신기술 연구와 인공지능 선도 기업(AI Driven Company)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하에서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영현 부회장이 맡았던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직에는 박홍근 사장이 신규 위촉됐다. 박홍근 신임 사장은 내년 1월1일자로 입사할 예정으로, 1999년 미국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된 뒤 25년 이상 화학·물리·전자 등 기초과학과 공학 전반의 연구를 이끌어 온 글로벌 석학이다. 삼성전자는 “(박 사장은) 나노 기술 전문성 및 학문간 경계를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양자컴퓨팅, 뉴로모픽반도체 등 미래 디바이스 연구를 주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겸 삼성리서치장으로는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부사장이 승진했다. 윤 사장은 MX사업부 사물인터넷(IoT) & 타이젠 개발팀장, 소프트웨어(SW) 플랫폼 팀장, SW 담당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말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를 맡아 AI, 로봇, 바이오, 반도체 등 유망기술 투자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사장 승진과 함께 DX 부문 CTO로서 모바일, TV, 가전 등 주력사업들과 AI, 로봇등 미래 기술 간의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앞서 수시인사를 통해 올해 2명의 사장을 선임했다. AI 기술 고도화 등을 통해 갤럭시 S25 시리즈 개발 성공과 글로벌 사업 성장을 주도한 최원준 부사장을 지난 3월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으로 승진시켰고, 3M·펩시 등 글로벌 브랜드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를 역임한 마우로 포르치니를 4월 DX부문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 사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우수인재를 연중에 승진시키는 수시인사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26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