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젠슨 황과 밀착 ‘총수 세일즈’ vs 차세대 HBM5 선점 선언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삼성·SK 메모리칩 경쟁 치열

최태원 “반도체 삼각동맹 훌륭해
5년 내 웨이퍼 생산 능력 2배로”

삼성전자, HBM5 모크업 첫 공개
기술 초격차 과시… 시장 선점 의지

황, 로보틱스도 한국과 적극 협력
피지컬 AI 구현 핵심 거점 꼽아

메모리 반도체 투톱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만 ‘컴퓨텍스 2026’ 행사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패권을 두고 격돌했다. SK하이닉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행사가 열리는 대만 타이베이로 직접 찾아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별도의 자리를 가지며 밀착 행보를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행사장에서 8세대 HBM5 메모리 모크업(모형)을 최초로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별도로 회동을 갖고 있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별도로 회동을 갖고 있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는 2일 자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 회장과 황 CEO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엔비디아와 ‘밀착 관계’를 과시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일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1조달러 돌파를 기념해 황 CEO와 회동을 가졌다고 한다. 회동에는 양사 경영진도 함께했다. 해당 자리에선 양사의 포괄적 협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행사 ‘GTC 2026’에 이어 이번 컴퓨텍스 2026 행사까지 모두 직접 참석하며 챙기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황 CEO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사다. 삼성전자와의 차세대 HBM 패권 싸움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그룹 총수가 직접 고객사와 끈끈한 관계를 쌓는 ‘총수 세일즈’에 나선 것이다.

 

최 회장은 컴퓨텍스 행사 이틀째인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반도체 동맹의 끈끈함을 자랑했다. 그는 엔비디아·TSMC와 맺고 있는 삼각동맹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훌륭하다”며 차세대 제품 개발과 증산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향후 5년 동안 웨이퍼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이 향후 5년 내 전체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세대 제품인 HBM4E 개발 진행 상황을 묻는 말에는 “현재 HBM4E 고객은 한 곳뿐이므로 전적으로 고객의 일정에 달려 있다”며 “고객이 준비될 때마다 우리도 준비해야 하며 우리는 준비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삼성전자는 컴퓨텍스 행사장에서 송재혁 디바이스솔루션(DS)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이 이날 HBM5 메모리 모크업을 최초로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HBM4 양산 출하, HBM4E 샘플 출하에 이어 HBM5 모크업까지 공개하며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을 제대로 알렸단 평가가 쏟아졌다. 송 사장은 “삼성의 HBM5는 별도의 열전달 경로를 추가해 열 저항을 낮추고 동작 안정성을 높인 것이 강점”이라며 “향후 AI 시스템 전반의 효율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HBM5 모크업 외 HBM4E의 웨이퍼와 칩셋도 추가로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샘플을 직접 공개하는 것은 양산 단계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경쟁사보다 앞선 기술력을 자랑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2일 부스에서 HBM5 모크업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2일 부스에서 HBM5 모크업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삼성전자 제공

◆젠슨 황 “로보틱스·AI 韓과 적극 협업”

 

황 CEO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반도체를 넘어 로보틱스와 AI 분야에서도 한국과 적극 협력하겠단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황 CEO는 1일 대만 현지 식당에서 열린 국내 기업들과의 만찬 행사에서 “우리는 항상 한국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투자 분야로 로보틱스를 꼽았다. 황 CEO의 발언은 엔비디아가 한국을 피지컬 AI 핵심 거점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AI 산업이 데이터센터를 넘어 로봇, 자율주행 등으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에선 로봇산업 강자인 LG전자와 두산로보틱스를 주목하고 있다.

 

AI 협력도 기대감이 크다. 컴퓨텍스 행사 종료 이후 한국을 방문하는 황 CEO는 7일 김택진 엔씨 대표와 회동을 갖고 8일에는 네이버 사옥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를 포함한 국내 AI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AI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남에 따라 삼성과 SK 외 다른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