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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앱 1000만 팔로워, 룰라 역전승 이끌었다

‘룰라의 군대’ 채널로 표심 결집
깜짝 승리에 브라질 증시 폭락
보우소나루 당선무효 소송 제기
트럼프 “또 다른 부정선거” 주장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배경에 브라질 국민 메신저 ‘왓츠앱’을 활용한 온라인 활동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BBC방송 등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왓츠앱 ‘룰라의 군대’ 채널 팔로워는 선거 당일 1000만명을 넘기면서 그의 결선투표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에서는 스마트폰 이용자의 98%가 왓츠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채널을 만든 건 룰라 대통령의 측근인 앙드레 자노네스 하원의원이다. 이달 초 룰라 대통령이 패한 1차 투표 후 채널을 개설했으며, 첫날 팔로워 6만명을 기록했다. 자노네스 의원은 이 채널에서 룰라 대통령을 홍보하고 사회과계망서비스(SNS) 공유를 독려하는 등 선거를 도왔다. 개인 휴대전화가 없던 룰라 대통령도 결선투표 직전 스마트폰을 장만해 ‘셀카’ 영상을 채널에 올리는 등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승리 연설에서 자노네스 의원을 “우리의 장군”이라 칭하면서 “매일 우리 ‘군인’의 사기를 북돋워 준 인물”이라고 그의 공을 강조했다.

마이라 굴라르트 리우데자네이루연방대학교 교수는 BBC에 “SNS와 거리 시위가 결합한 결과”라면서 승리 요인을 SNS에서만 찾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지지자들은 (SNS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투표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룰라 대통령의 ‘깜짝 역전승’에 브라질 자산시장은 요동쳤다. 선거 다음날 장이 열리자 보베스파지수는 장중 전장 대비 17% 넘게 하락하며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매매 일시 중단)가 발동됐다. 헤알화 가치도 폭락해 달러 대비 헤알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 넘게 치솟았다. 이는 1999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규모 재정 지출 공약을 내세운 룰라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승리가 브라질의 공공 부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메신저 ‘왓츠앱’에 개설된 ‘룰라의 군대’ 채널 모습. 앙드레 자노네스 브라질 연방 하원의원(왼쪽)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다. 왓츠앱 캡처
브라질 메신저 ‘왓츠앱’에 개설된 ‘룰라의 군대’ 채널 모습. 앙드레 자노네스 브라질 연방 하원의원(왼쪽)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사진이 걸려 있다. 왓츠앱 캡처

정국 혼란도 이어졌다. 룰라 대통령에 패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당선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브라질 연방경찰은 연금공단 사기 사건과 연루 의혹으로 그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과 반목해 온 룰라 대통령의 당선에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나는 어느 편도 들지 않았다”면서도 “(브라질 대선은) 또 다른 부정선거처럼 내 눈에 매우 나쁘게 보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