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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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9조원”…300년 전 침몰한 전설의 보물선 유물 공개된다

입력 : 2025-11-21 13:25:06
수정 : 2025-11-21 13: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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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에 침몰한 스페인 선박 ‘산호세’(San Jose)의 유물 일부가 300여 년만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콜롬비아 대통령실은 20일(현지시간) ‘산호세 갤리언 심장부를 향해’라는 연구 프로젝트 현황과 함께 인양된 유물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갤리언은 외항용 범선의 일종이다.

 

이번에 공개된 유물은 대포 1점, 도자기 컵 1점, 마쿠키나(수공 동전) 3개, 도자기 파편 2점 등이다. 산호세호 잔해는 2015년 카르타헤나 인근 해저 약 600m 지점에서 확인됐으며, 위치는 현재 국가 기밀로 관리되고 있다.

18세기에 침몰한 스페인 선박 ‘산호세’(San Jose)의 유물들. 연합뉴스

연구팀은 여러 해에 걸쳐 유물 분포와 해저 구조를 조사, 선체 주변 환경에 인위적 훼손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인양 작업은 출처·연대·생산 기술 등 명확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유물을 우선으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보물의 가치보다는 수중 문화유산 보호와 학술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야나이 카다마니 폰로도나 문화부 장관은 “이번 작업은 18세기 경제·사회·정치 연구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역사적 성과”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왕실 소유였던 산호세호는 1708년 영국 함대와의 전투 중 침몰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약 1100만개의 금·은화와 에메랄드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추정돼 ‘전설의 보물선’으로 불린다. 배에 실린 보물은 현재 가치로 약 200억달러(약 29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모험가들의 탐사 대상이었으며, 발견 이후에는 여러 국가와 민간 기업 간 소유권 분쟁이 이어졌다.

 

스페인은 산호세호가 자국 왕실 소유였다는 이유로 권리를 주장하고 있으며, 볼리비아 원주민들은 “식민지 시절 약탈된 보물”이라며 반환을 요구하는 중이다. 1980년대 산호세를 먼저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미국 투자자 그룹 SSA는 약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 규모의 중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