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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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입국 막힌 유승준, 23년만 ‘기습 가수 복귀’…저스디스 신곡 참여

입력 : 2025-11-21 15:16:24
수정 : 2025-11-21 15: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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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디스이스저스디스’ 캡처

 

병역 기피 논란으로 오랜 기간 국내 입국이 제한돼 온 가수 유승준(스티브 승준 유)이 래퍼 저스디스의 신보에 깜짝 참여하며 이목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일 발매된 저스디스의 앨범 ‘LIT(Lost In Translation)’의 마지막 트랙 ‘‘Home Home’에 유승준이 목소리를 더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정식 크레디트에는 그의 이름이 적히지 않았지만, 저스디스가 같은 날 밤 유튜브에 공개한 작업 영상에서 두 사람이 녹음실에서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등장하며 피처링 주인공이 드러났다.

 

영상 속 유승준은 흰색 티셔츠에 비니 차림으로 진지하게 녹음에 임하는 모습이다. 사실상 23년 만에 가수로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녹음을 마친 뒤 두 사람은 포옹하며 작업을 마무리했고, 저스디스는 영상에서 “나는 이 작업 과정에서 오히려 충전됐다”며 “그걸 통해서 내가 충전됐다는 사실 자체 그게 의미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디스이스저스디스’ 캡처
유튜브 채널 ‘디스이스저스디스’ 캡처

 

‘Home Home’은 이른바 컨셔스 랩으로 분류되는 곡으로, 사회적 이슈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장르적 특성이 짙게 배어 있다. 곡 전반에는 빈부 격차, 미디어, 약물 문제, 폭력, 성 감수성 등 다양한 주제가 교차하며 메시지를 형성한다.

 

곡 제목과 도입부 역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초반부를 장식하는 “This is your HOME. You can be canceled in your own HOME. Watch your words--before they're cut out of context. This is your HOME”이라는 구절은 유승준의 목소리로 시작되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Home’이라는 단어가 지닌 다층적 의미도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집이나 가족을 뜻하지만, 문맥에 따라 고향이나 국가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스무 곡이 넘는 트랙 중 유승준이 ‘Home Home’에 참여했다는 사실, 그리고 제목과 가사 곳곳에 ‘Home’이 반복된다는 점 등이 팬들 사이에서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다만 이 곡의 가사는 온전히 저스디스가 단독으로 쓴 것으로, 유승준은 작사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저스디스가 만든 가사를 두 사람이 번갈아 주고받는 방식으로 녹음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채널 ‘디스이스저스디스’ 캡처

 

한편, 1990년대 후반 ‘가위’, ‘나나나’, ‘사랑해 누나’ 등 히트곡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유승준은 2002년 입영을 앞둔 상황에서 해외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며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병무청과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 11조에 따라 그의 입국을 금지했다.

 

이후 유승준은 2015년 9월 재외동포 비자(F-4) 발급을 요청했지만 LA 총영사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비자 거부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여러 차례 심리를 거쳐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LA 총영사관이 “유승준의 병역 의무 회피가 국가 이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를 다시 들며 비자 발급을 재차 거절한 것이다. 유승준은 이에 맞서 2020년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고, 이 소송에서도 대법원은 그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비자 문제는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LA 총영사관이 지난해 6월 다시 비자 발급을 불허했고, 유승준은 같은 해 9월 세 번째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 소송에서도 유승준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총영사관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그의 국내 입국 문제는 여전히 법적 공방 속에서 결론을 기다리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