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공공부문 중심의 주택 공급 확대를 내세웠다가 공급 실적이 부진하자 다시 민간에 책임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야당의 지적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단 한 번도 공공으로 주택을 공급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당시 9∙7 주택공급 대책에 대해 “민간과 공공이 균형 잡힌 공급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을 지적하자 이같이 밝혔다.
◆‘공공’이라더니, 민간 핑계…“단 한 번도” 반박
박 의원은 정부가 지난해 9∙7 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135만호를 착공한다는 대규모 공급계획을 내놓으면서 공공부문의 역할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노후 공공임대주택 재건축과 1기 신도시 정비 등까지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서울 주택 공급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민간의 역할 없이는 목표 달성이 어려운데도 공공 중심의 공급에 무게를 두면서 1년을 허비했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작년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 중심으로 135만호를 하고 노후 공공임대주택도 재건축하고 1기 신도시도 한다고 했다”며 “그런데 올해 8월, 1년이 지나서는 슬그머니 공공은 그럭저럭 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90%의 역할을 담당하는 민간이 잘 못하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9∙7 대책을 발표할 때도 제가 장관이었다”며 “실제 지난해 9·7 대책을 발표할 때 단 한 번도 공급에 대해서 공공으로 주택을 공급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민간과 공공이 균형 잡힌 공급을 하겠다는 것이고, 민간은 속도를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노력을 해보겠다는 것”이라며 “공공 공급에 대해서는 기존의 땅을 매각하는 방식을 벗어나 임대 중심의 공급을 하겠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당시 정부가 발표한 9·7 대책 자료를 직접 들어 재반박했다. 박 의원은 “대책 3페이지 ‘새 정부 주택 공급방안’ 1번을 읽어드리겠다”며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 역할과 기능을 적극적으로 확대’라고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부문으로 하다가 안 되니까 이제 민간 핑계를 대는 것”이라며 “어차피 민간이 서울에서 90%의 역할을 담당하는데 1년 동안 허송세월을 하신 것이고 지금 전월세 세입자들이 피눈물을 흘리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공급부족 원인에…“지난 정부 절벽상태”
김 장관은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공급 부족의 원인을 현 정부 정책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집이라는 게 현재 부족하다고 해서 오늘내일 지으면 바로 공급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공급 효과가 나기 위해서는 수년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지난 정부 3~4년 동안 주택 공급이 거의 절벽 상태에서 이뤄진 효과도 같이 보는 게 주택 공급 부족을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언급한 것도 거론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이 일본의 경우와 같느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비슷하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일본은 국민소득이 4만9000달러까지 갔다가 꺾인 나라”라며 “대한민국은 1970년대 이래로 국민소득이 꺾인 적이 없고 올라온 나라다. 집값이 올라간다. 집을 공급해야 한다. 같은 나라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아니다”라면서 “부분부분 떼어서 말할 게 아니라 대통령께서는 주택 공급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심지어 10채라도 몇 채라도 지을 수 있다면 지어야 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원님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